카이스트 정신과 서재_#8 자존감 수업

우울증 극복 독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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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자존감 수업 / 윤홍균

우리 사회에 한동안 ‘자존감’ 열풍이 불었다. 자존감이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너나할 것 없이 목소리를 높였다. 『자존감 수업』 은 이러한 자존감 열풍을 일으킨 책이다. 이 책을 만난 건 학교로 가는 길, 서울역의 작은 서점에서였다. 한동안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비로 풀고 있었기 때문에 그 날도 여지없이 계획없이 서점에 들러 둘러보다가 매대 가득 진열해놓은 자존감 수업을 보고 홀리듯 구매했다. 당시 내 자존감은 바닥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어서 “오늘부터 자존감 있는 삶!”이라는 카피가 눈에 들어왔다.

사람들은 자존감이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그래서 자존감이 무엇인 걸까? 내가 나를 사랑한다고 세뇌시키면 자존감이 올라가는 걸까? 궁금한 점이 많았다. 책은 나의 궁금증을 하나하나 답해주었다. 정말 신기하게도 책의 꼭지마다 다 나를 보고 쓴 듯 내가 하고 있는 생각들이 그대로 적혀 있었고, 그런 사고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방법도 나와있었다. 나 스스로를 사랑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나를 사랑하면 더 이상 발전하지 않고 안주할지도 모른다는 나의 두려움까지 정확히 적혀있었다.

나 같은 경우, 우울증이 낫는 과정은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모양이 아니었다 . 조금 나아진 것 같다가도 죽고 싶을 만큼 우울해졌다가 다시 조금 나아지고 불안해지는 것의 반복이었다. 그 우울에 골짜기에 떨어질 때마다 이 책을 꺼내서 다시금 읽곤 했는데 그 때마다 마음에 와닿는 구절들이 달라졌다. 이 책을 읽을 때마다 가이드라인을 따라 한 스텝씩 나아가듯 조금씩 달라질 수 있었다. 책에서의 조언을 적용해보며 나는 나를 아프고 힘들게 하는 연애를 드디어 끝낼 수 있었고, 혼자 모든 것을 다 하지 않고 의지하는 법을 익혔고, 내 감정과 나 자신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배웠다.

스트레스 클리닉 서재에서 『자존감 수업』이 꽂혀 있는 것을 보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이미 5번정도 읽은 이 책을 오랜만에 다시 꺼내서 읽으며 과거의 내가 울면서 밑줄을 치고 메모를 적어 놓았던 것들을 보았다. 지금은 평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이 구절들을 그 때는 얼마나 마음 아파하며 빨간 밑줄을 그었었는지…. 하지만 그 줄이 쌓여가는 만큼 나도 이제는 조금 성장했구나 하는 마음에 뿌듯해진다.

나처럼 이렇게 책을 여러 번 읽으며 이제는 해결된 과거의 문제들을 보고 뿌듯해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책 중간중간의 자존감 향상 훈련들을 마음 내키는 것부터 하나씩 해보면서 스스로를 돌보는 것도 추천한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자존감,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 라는 책 뒷표지의 카피가 눈에 들어온다. 같이 자존감을 차곡차곡 쌓는다는 마음으로 한 장씩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