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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정신과 서재_#13 마틴 셀리그만의 긍정심리학
우울증 극복 독서록
#13 마틴 셀리그만의 긍정심리학 / 마틴 셀리그만
처음 스트레스 클리닉을 찾았을 때, 그저 우울감에서 빠져나오려 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기억하는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늘 성과가 좋든 좋지 않든 전전긍긍하고, 좌절하고, 죽고 싶다는 충동이 매일 들었던 이런 생활을 이제는 정말 그만하고 싶었다. 더 나아가서 나도 가능하다면 정말 행복하고 안정된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강렬한 바람이 있었다. 정신과에 다닌다는 게 사회적으로 어떤 불이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찾았던 이유는 정말로 이젠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심리학자인 마틴 셀리그만도 행복에 집중한 연구를 한 사람이었다. 지금까지의 정신의학은 주로 정신질환 위주로 연구가 되었기 때문에, 이미 병이 걸리고 난 후에 원인을 찾거나 치료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긍정적인 감정들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였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질병으로 가기 전에 예방을 할 수도 있고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과학적인 체계가 생길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분야가 긍정심리학이라는 심리학의 새로운 갈래이다. 사람이 행복감을 느끼는 정도는 유전적 요인, 상황, 그리고 자발적 행동 세가지 요인으로 인해 달라진다고 하는데, 유전적 요인과 상황은 개인이 바꾸기가 쉽지 않지만 자발적인 행동은 우리가 선택하여 행복한 삶을 일구어 낼 수 있다고 한다. 책은 중점적으로 이 자율 의지에 의한 자발적 행동을 통해 어떻게 행복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지 설명한다. 동일한 상황 아래에서도 불행한 사건을 일시적이고 일부로 여길수록 미래를 좀 더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한다. 다행히도 이러한 사고습관은 꾸준한 연습으로 얻을 수 있다. 의식적으로 자신의 사고 방식을 자각하고 긍정적인 사건은 최대한 지속적이고 만연하게, 부정적 사건은 일시적이고 일부로 느끼는 것이 관건이다.
이 외에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행복감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의 특징과 그러한 특징을 키우기 위한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행복을 증진시켜준다고 생각되는 교육수준, 인종, 날씨, 성 등은 행복감과 거의 연관이 없다는 것도 인상깊게 볼 부분이다. 행복도를 높이기 위한 기초적인 행복에 대한 원론적 이해부터 행복의 배양원리와 적용까지 두루 익힐 수 있는 책이다. 본인에게 적용할 수도 있지만, 어린 자녀에게 그러한 능력을 키워주는 부분까지도 다루고 있어 육아방법에 대해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도 가능하다. 부정적 측면보다는 긍정적 측면에 집중하여 논하는 특성상 사람마다의 강점을 더욱 강화시켜 더 행복감을 느끼는 방법도 제시되어 있다.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모호하다면 책에서 안내하는 설문에 따라서 강점을 알아보는 것도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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