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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리즈] 1번째 WTM 장학생, 윤주연
해커 지망생에서 CS 연구자의 꿈을 가지기까지
[특집 인터뷰] 11명의 Women TechMakers 2019 장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Women TechMakers는 전세계 테크 분야 여성들의 커뮤니티로 Google 의 후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습니다. 매년 전 세계 여성 CS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생을 선발하여 미래 과학기술자를 육성하는 장학프로그램을 주관합니다. 미래 연구자 및 엔지니어로서의 삶과 WTM 장학생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함께 읽어보세요. (https://www.womentechmakers.com/)
WTM장학생 프로그램은 모집여부나 프로그램의 구성이 매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윤주연이고요, 현재 KAIST 전산학과에 6년째(…) 재학중이에요. 긴긴 학부 생활을 곧 끝내고 곧 석사를 이어서 하게 될 것 같아요. 손으로 하는 많은 일들을 좋아합니다. 게임도 좋아하고, 가끔 피아노를 치고, 짧은 글을 끄적대기도 해요. 혹시 궁금하다면 개인 블로그에도 들러 주시면… (https://greenmon.dev/blog) 대신 몸을 움직이는 일을 조금 귀찮아하는 것 같습니다. 운동을.. 해야하는데… (말잇못)
아니… 어쩌다 6학년을… 학부 생활이 길었는데, 이유가 있나요?
휴학 없이 쭉 7학기를 다니다가, 동아리 선배가 시작한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방학 동안 인턴으로 잠깐 일하고 돌아오려 했는데, 어쩌다 보니 1년이 훌쩍 지났네요. 그러고 나서는 반 년동안 미국 퍼듀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왔어요. 학부생으로 있는 동안 다양한 경험을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학업 중 스타트업을 하신 경험이 독특한 것 같아요! 스타트업 인턴이 되기 위한 자격 요건 같은 게 있나요?
제 경우에는 동아리에서 원래 알던 선배를 통해 들어간 거라, 특별한 자격 요건이 필요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저처럼 새로 시작하는 단계가 아니라, 어느 정도 성숙한 스타트업에서는 간단히 인터뷰를 보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인턴인 만큼 전문적인 지식보다는 배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인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고 생각해요.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경험 같은 게 있을까요?
학교에 있었더라면 거의 고민하지 않았을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어요. 개발 프로세스에 대해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JIRA (애자일 프로세스 관리 툴)나 GitHub을 사용하는 법을 배웠던 것도 좋았어요. 아무래도 학교에서 과제로 내는 코드 같은 경우에는 동작만 잘 하면 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유지 보수의 편의성이나 변화하는 요구 사항에 대처해야 할 필요성을 직접 느끼면서 코드를 쓰는 과정 자체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어요.
이제 학부생활을 마무리 지으신다고 했는데, 마지막 졸업학기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과목을 많이 듣지 않는 대신 연구실에서 인턴으로 연구를 해보고 있어요. 내년에 같은 학교 석사로 진학할 예정이라서 연구의 과정을 대략적이나마 경험해 보고 싶었거든요. 시험과 과제에 허덕이던 지난 학기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지만, 역시나 연구는 호락호락하지 않네요…
어떻게 석사진학을 결정하게 되었나요?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면서 처음에는 얼른 졸업하고 정식으로 일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지만, 점차 개발을 하는 동안 부딪히는 문제에 대해서 좀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스 코드를 관리하고 테스트, 배포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겼지만, 당장 일이 급하니 문제가 생긴 부분만을 그때그때 덧대어 가며 즐겁지 않은 코딩을 하게 되더라고요. 서비스를 만들고 많은 사람들이 이걸 쓰면서 편리함을 느끼는 것도 분명 의미있는 일이지만, 저는 이런 서비스를 만드는 개발자들이 덜 고통받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도 재미있더라고요. 그리고 자연스레 이런 과정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법칙과 자동화 기법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연구를 통해서 기여해보고 싶은 부분이 있으신가요?
당장은 구체적인 포부가 있다기보다는 막연히 이 분야에서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느낌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라는 분야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저는 이곳의 연구가 소프트웨어를 설계하고, 작성된 소프트웨어가 사람들이 쓸 수 있는 형태로 배포되기까지의 과정을 더 편하게 하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특히 요즘은 딥러닝으로 만들어진 모델이 다양한 소프트웨어의 한 모듈로 포함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론적으로 정말 급속하게 발전했지만 현업에 있는 사람들이 딥러닝 모델을 어플리케이션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일관되지 않은 인터페이스, 속도 최적화 문제 등이 남아있는 상태에요. 그렇게 현실과 학문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방법을 계속 고민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CNN 모델을 실제 배포에서는 더 가볍게 압축시켜 빠르게 작동하도록 하는 기법들에 대해 알아보는 중이에요.
그 외에 앞으로 꿈이 있다면?
당장은 지금 진행중인 연구를.. 잘 해 보고 싶고, 언젠가 회사들을, 또는 개발 팀을 대상으로 자동화된 개발 프로세스를 설계하거나 도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업무를 하고 싶어요. 그리고 꼭 커리어와 관련된 게 아니라면.. IT 분야의 칼럼이나 괜찮은 SF 소설을 써보고 싶은 다소 허황된 꿈도 있답니다.
Google WTM 장학생에 대하여…
먼저 구글 WTM 장학생으로 선발돼서 활동하고 계신걸 축하드려요! 그런데 WTM은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예전에 방학 동안 이뤄졌던 < 구글 여성 소프트웨어 캠프 >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적이 있었어요(…) 그렇지만 그때 Connect with Google이라는 메일링 리스트에 가입하면서 올해 초에 WTM scholar를 모집한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마침 작년 봄(2018)에 친구의 소개로 WTM에서 주최한 여성 개발자 행사에 참가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행사에서 받은 인상과 합쳐져 보자마자 꼭 지원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 같아요.
WTM에서 주최한 여성 개발자 행사라니,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건가요? 어떤 인상을 받으셨길래 꼭 지원해보고 싶으셨어요?
그럼요! Women Techmaker’s Day를 기념하기 위한 하나의 축제처럼 진행되었던 걸로 기억해요. 현재 개발자로 일하거나, 전공자가 아니라도 개발에 관심있는 분들이 다양하게 모였어요. 그 때에 연사 분들 중에 페이스북에서 ‘얼또(Early 또라이: 일찍 일어나는 또라이가 세상을 바꾼다)’ 라는 페이지를 운영하시는 분이 있었거든요. 아침 일찍 할 수 있는 작은 단위의 작업을 각자 댓글로 작성하고 성공 여부를 공유하는 페이지였어요. 이렇게 각자의 위치에서 성장을 위해 차근차근히, 그리고 꾸준하게 노력하는 선배들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힘이 되었어요. 행사에 참가했던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장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그런 분들과 지속적으로 연결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구글 장학생이라니 정말 화려한 경력이 있어야할 것 같아요. WTM 지원할때 CV를 제출해야되잖아요. 여러 경력들과 수상이 필요한가요? 어떤 내용들을 채우셨나요?
저는 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을 중심으로 CV를 작성했는데, 안타깝게도 회사에서 했던 프로젝트가 중간에 엎어져서.. 조금 막막했어요. 완결되지 않은 경험을 쓰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처음엔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최대한 결과적인 것보다도 그 프로젝트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에 집중해서 경력을 기술했어요. 그리고 학업 외에서도 멘토링에 참여했던 것이나 고등학생들의 캠퍼스 투어를 보조했던 활동들도 함께 적었어요. 실제로 면접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좀더 집중해서 물어보셨던 것 같아요.
지원서를 보니까 영어로 되어있더라고요. 영어에 거부감은 없으셨나요? 어떻게 영어로 지원을 하셨나요?
거부감.. 정말 컸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영어 글쓰기나 말하는 것에 정말 자신이 없거든요. 지원서를 쓸 때에는 한국어로 쓸 것들을 개요로 먼저 작성해 놓고 문법이나 정확성을 크게 신경쓰지 않으면서 초안을 먼저 적었어요. 그리고 문장을 계속 고쳐나갔던 것 같아요. 사실 당시에는 운이 좋게도, 당시 과목 프로젝트를 같이 하던 팀원 중 한 명이 외국인이라서 문장을 다듬어 달라는 부탁을 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지원서를 낼 때에는 (적어도 영어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갖고 제출했던 것 같아요. 다만 면접에서 영어 질문에 답해야 했던 건.. 힘들었습니다.
영어면접이 있군요! 영어면접의 경우 전공에 대한 질문을 하나요? 얼마나 능숙하게 말해야하나요?
영어면접은 전공 지식에 대한 질문보다는 Women Techmakers Scholar 프로그램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지, 취약 계층을 위한 활동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지내왔는지에 대해 물어본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영어로 능숙하게 말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생각이 정리되어 있다면 중간중간에 말이 꼬여도 계속 격려해주시고 끝까지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왜냐면 제가 그랬거든요! (하하)
그럼 기술면접은 어떻게 준비하셨어요? 어떤 문제가 나오던가요?
먼저 코딩 테스트가 함께 진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LeetCode에서 몇 가지 기본적인 문제들을 풀어 봤어요. 그리고 지원서에 적었던 내용을 중심으로, 보충할 말들을 생각해갔어요. 면접 문제는 LeetCode Easy 난이도 정도의 문제가 나왔고, 저는 두번째 문제에서 막혔지만 보통 2~3문제 정도를 풀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코딩 테스트의 결과가 당락을 크게 결정하는 것 같진 않았어요. 대신, 취약계층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명확히 하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생각해 가는 것이 도움이 될 거에요.
leet code는 다양한 알고리즘 문제와 대회를 제공하는 사이트이다
어떤 사람들이 WTM에 지원할 자격이 될까요? 구글 장학생이라니… 되기 힘들진 않나요?
저도 제가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서 지원했다기보단, 어떻게 되든 일단 도전해 보자는 생각으로 부딪힌 거였어요! 지원을 하는 과정 자체에서도 취약계층을 위한 활동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할 수 있었고, 여성으로써 CS 분야에서 살아오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생각해 볼 수도 있었어요. 사실 지원서에 대한 결과가 늦게 나서 떨어졌나 보다.. 하고 미리 포기하고 있었는데, 지원하면서 그런 생각을 해봤던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 하고 생각했었어요. (ㅈ.. 정말로 진심으로요!)
도전해서 결국 장학생이 되신 것 축하드려요! 장학생이 되고나서 여러 활동들을 할텐데, 인상깊은 활동이 있었나요?
‘bias busting’이라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던 다양한 종류의 편견을 명확히 인식하고 타파하는 법에 대한 강연이 있었어요. 알아차리기 싶은 우리 일상 속의 편견을 구글의 실제 리크루팅 과정 속에서 재현한 것이 있었는데, 기억에 오래 남네요.
CS와 나, 나와 CS
처음 CS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어렸을 때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걸린 적이 있었어요. 갑자기 이상한 창이 뜨고 이름 모를 프로그램이 나타나는 것에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이어서 호기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그때 해커스스쿨(hackerschool.org)이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고, 운영체제나 간단한 프로그래밍 지식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한 만화를 보면서 컴퓨터 속 세계에 대한 동경을 가지게 되었어요.
관심을 가졌다고 바로 전공을 선택하신 건 아닐텐데, 전공선택할 때 CS의 어떤 점이 매력적이었나요?
맞아요. 사실 관심이 전공으로 이어지기까지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고등학교 때에는 입시를 위해 당장 성적이 그나마 괜찮았던 생물 공부를 쭉 했거든요. 그렇지만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자유로운 도구’ 로써 프로그래밍에 더 끌렸던 것 같아요. CS의 장점이자 단점일 수도 있지만, 일과 취미 둘 다가 될 수 있는 프로그래밍을 좀더 체계적으로 파고들어 보고 싶었어요.
CS전공하면서 특히 재미있던 과목이 있을 것 같아요
저희 학교 학부 과정에는 <프로그래밍의 이해>라는 수업이 있는데, 필수 과목은 아니지만 프로그래밍 언어나 컴파일러 수업을 듣기 전에 기본을 쌓기 좋은 과목이라고 들어서 수강하게 됐어요. 이 수업은 <Structure and Interpretation of Computer Programs>, 또는 ‘마법사책’이라고 불리는 유명한 고전을 기반으로 짜여져 있어요. 그때 Lisp라는 언어를 처음 접했는데, 모든 문법이 중첩된 괄호로 이루어져 있는 형태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나요. 처음에는 대체 이런 걸 왜 배워야 하지?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프로그램 자체가 언어에 관계없이 어떤 구조로 동작하는지를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어요. 프로그램을 단순한 절차의 나열로 생각했던 제게 생각을 환기할 수 있는 동기가 된 수업이에요. 수업이 끝나고 SICP 책을 다시 봐야겠다.. 고 굳게 다짐했던 기억이 나네요. 하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으면 어떤 활동을 하면 좋나요? 도움이 되었던 활동을 소개해주세요.
고등학교 때에 정보 동아리에 들어갔어요. 그 때에 나름대로 프로젝트를 하면서 유전 알고리즘과 같은 다양한 주제들을 접했던 기억이 나요. 고등학교 때에 정규 학업에 치여서 많은 활동을 하기는 어렵겠지만, CS에 관심이 있다면 그런 주제들에 대해 잠깐이라도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꽤 중요할 것 같아요. 그때의 경험이 아니었다면 전공으로 CS를 선택하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CS분야를 막 공부해보려는 학생들에게 CS 영업 좀 해주세요..! CS하면 좋은 점이 뭐가 있을까요?
뭐니뭐니해도 프로그래머는 자신이 생각한 것들을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코드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아닐까요? 이상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런 생각을 자주 하면서 CS 분야에 있다는 것을 뿌듯하게 생각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장점만 있진 않을 것 같은데.. 단점은 뭐가 있을까요?
하루종일 모니터만 보고 키보드, 마우스와 씨름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몸이 점점 안 좋아지는 것 같아요.. 정말 프로그래머는 운동을 꼭 함께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못 하지만 여러분들은 꼭…
혹시 CS가 너무 좋아서 컴퓨터만 하시는 건 아니신가요..? 다른 비 CS활동들 중에 후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활동이 있으신가요?
ㅎㅎ 너드인 것을 들켰네요.. 꼭 전공과 관련된 무언가가 아니더라도 취미 동아리나, 기자단 같은 활동을 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방송국을 했었는데, 행사에서 MC를 보거나 점심에 라디오 방송을 했던 것도 대학 생활의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어요.
마지막으로, 여성 전산학도로서, CS를 공부하려고 하는, 아니면 공부하고 있는 여학생들에게 특별히 나누고 싶은 부분이 있으신가요?
제가 어렸을 때 정보올림피아드에 한번 나가본 적 있었어요. 큰 강의실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수많은 학생들 중 저 혼자 여자라는 사실이 그때는 참 부담스러웠고, 그래서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긴장감이 더해져 결국은 한 문제도 풀지 못했던 아픈 기억이 있어요. 물론 어떤 이들은 실력, 그리고 준비 부족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거고 저도 오랫동안 애써 그렇게 생각하려고, ‘여성’이라는 핑계를 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점차 저와 같은 고민을 했던 친구들을 만나면서 그런 고민이 내가 잘못되어서가 아니란 걸 깨달았어요. 다르다는 것이 의식되지 않도록, 더이상 소수자가 되지 않도록 우리가 연대하고 더 많은 여성들을 테크 분야로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 의식도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고요. 여러분들이 여성이기 때문에, 소수이기 때문에 불편하고 어려운 일이 생긴다면, 그건 결코 스스로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기억하고 혼자서 힘들어하지 않도록 해요.
각 장학생들에게 궁금한 점이 있으면 댓글, 장학생 개인 연락처 등을 통해 컨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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