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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리즈] 8번째 WTM 장학생, 최솔비
Google WTM 장학생 #8, 최솔비
[특집 인터뷰] 11명의 Women TechMakers 2019 장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Women TechMakers는 전세계 테크 분야 여성들의 커뮤니티로 Google 의 후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습니다. 매년 전 세계 여성 CS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생을 선발하여 미래 과학기술자를 육성하는 장학프로그램을 주관합니다. 미래 연구자 및 엔지니어로서의 삶과 WTM 장학생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함께 읽어보세요. (https://www.womentechmakers.com/)
WTM장학생 프로그램은 모집여부나 프로그램의 구성이 매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한양대학교에서 졸업을 앞두고 있는 최솔비입니다. 컴퓨터를 전공하고 있어요.
요즘 근황은 어떠신가요?
취업 준비를 마치고 잠시 쉬고 있는 중이에요. 작년에 라인과 네이버에서 각각 인턴십을 한 후, 둘다 전환되어서 입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몇 일 전엔 따뜻한 캄보디아로 가족여행을 다녀왔어요.
인턴십을 두 군데서나 하시다니 멋져요! 처음 CS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요.
저는 25살에 프로그래밍을 처음 시작했어요. 아주 어린 나이부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해 온 분들과 비교하면 시작이 늦은 편이에요. 원래 타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 했었는데, 적성에 너무 맞지 않아서 일단 휴학을 하고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고민 끝에 수능을 다시 치뤄서 공대를 지원 해야겠다 마음 먹었는데 (당연히) 공학 과목들을 공부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학과가 어떤 것을 공부하는지 감도 안 오더라구요.
그래서 주변 친구들에게 조언을 많이 구했어요. 그 때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던 친구가 이 분야를 추천했어요. 저는 그 전까지는 코딩이 뭔지도 몰랐어요. 컴퓨터공학과는 컴퓨터 조립하는 것 좋아하는 친구들이 하드웨어를 공부하는 곳이라고 생각했죠… 제가 입시를 치룰 당시에는 4차 산업혁명이나 인공지능 같은 키워드가 떠오르기 전이라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가 없었거든요.
저에게 컴퓨터 공학과를 추천해 준 친구가 CS 분야의 비전에 대해 많이 들려주었어요. 실제로 어떤 것을 공부하고 어떤 것을 만들 수 있는지 알려주었죠. 듣다 보니 관심이 생겼지만, 그 당시의 저는 새롭게 진입한 전공이 또다시 적성에 맞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하면서 자신감을 잃은 상태였거든요. 옆에서 오래 봐 온 친구가 잘 할 것 같다고 말해준 게 힘이 되었어요. 또 그 친구와 저 둘 다 고등학교 때 문과였는데, 친구가 잘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용기를 얻었죠. 그렇게 컴퓨터를 시작하게 됐어요.
진학 대신 취업을 결정하시게 된 이유가 있으실 거 같아요. 왜 취업을 결정하게 되었나요?
가장 큰 이유는 실제 산업에서 IT 서비스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경험하고 싶다는 거였어요. 제가 인턴을 두 번 했는데 일하면서 배워야 할 게 정말 많겠더라구요. 현업에서 사용되는 기술들이나 서비스 산업 전반에 대한 인사이트 같은 건 실무를 해야 배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게다가 나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진학을 하면 취업해서 돈 버는 시기가 늦어지는데, 이 리스크를 감내할 만큼 꼭 연구하고 싶은 분야가 없어서 취업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이 있으시다면…?
일단은 업무에 잘 적응하고 일하게 될 팀에서 최대한 많은 걸 배우고 싶어요.
Google WTM 장학생에 대하여…
WTM 장학생이 되신 것을 축하드려요! WTM을 어떻게 알게되셨어요? 그리고 어떻게 지원해볼 생각을 하셨나요?
저는 19년 1~ 2월에 구글 여성 소프트웨어 캠프(Develop with Google)를 참여했어요. 8주 동안 CS 및 관련 분야를 전공하는 여학생들이 구글러 멘토님들과 팀을 이뤄 강의도 듣고, 개발도 하는 프로그램이었어요(2020년부터는 인턴십 형태로 바뀐 걸로 알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제 시야를 넓혀주고 여러 방면으로 동기부여 해준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참여하면서 WTM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어 지원하게 됐어요.
WTM 지원할때 CV를 제출해야되잖아요. 여러 경력들과 수상이 필요한가요? 어떤 내용들을 채우셨나요?
CV엔 해외 인턴 경험과 했던 프로젝트 몇 가지, 동아리 활동 등을 적었어요. CV 보단 에세이를 더 열심히 썼어요.
에세이를 더 열심히 쓰셨다고 했는데, 어떤 점을 특히 보여주려 하셨나요?
에세이 질문에서 소수자가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참여하고 있는 활동 등을 물었어요. 저는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경험이 부족하다고 느껴서, 다양성에 대한 저의 생각이나 기술이 나아가면 좋을 방향 등을 덧붙여서 작성했어요.
지원을 영어로 해야 하는데.. 영어에 거부감은 없으셨나요? 어떻게 영어로 지원을 하셨죠?
저는 한번도 영어에 자신 있어 본 적이 없어요. 근데 CS를 하다 보니까 좋은 기회들은 영어를 필요로 할 때가 많더라구요. 해외 인턴이나 구글 풀타임 인터뷰, WTM 같은 장학 제도들 등 영어로 인터뷰를 보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어쩔 수 없어서 완벽히 준비 되어있지 않더라도 그냥 도전해 봤어요. ‘내가 하고 싶은 게 있는데 그 수단이 영어일 뿐이다’라고 생각하고 영어를 좀 못해도 뻔뻔해 지려고 노력했어요.
면접은 어떤 식으로 준비하셨나요? 면접 문제는 어떤 식으로 나오던가요?
구글 인턴을 지원해 본 적이 있어서 비슷하게 준비를 했어요. Cracking the coding interview 책을 공부하고 leetcode 문제들을 풀어봤어요. 면접은 한 시간을 쪼개서 영어 면접과 알고리즘 면접을 했습니다. 에세이에 썼던 내용과 다양성에 대한 질문을 주로 받았던 것 같아요. 알고리즘은 leetcode easy 정도의 난이도였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WTM에 지원할 자격이 될까요? 구글 장학생이라니… 되기 힘들진 않나요?
알고리즘 문제는 여성 소프트웨어 캠프, 인턴, 풀타임 인터뷰 질문들과 비교한다면 약간 쉬운 편이에요. 준비하면 충분히 하실 수 있어요. 오히려 다양성, 소수자 배려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것이 더 어려웠고 면접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 지원자가 얼마나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지를 확인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이런 문제들에 대해 관심있는 분들이 준비하기 수월 하실 것 같아요.
CS와 나, 나와 CS
- 25살에 새로운 분야로 도전이라니 정말 대단하신 거같아요. 늦게 시작하셨다지만 졸업 전에 유수기업들을 합격하실 수 있었던 비결이 있을까요?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 학생들에게 어떤식으로 공부하면 좋을지 주실만한 팁이 있을까요?
저는 불과 일 년 전만 해도 유명 IT기업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네이버, 카카오 같은 회사는 일명 개발 덕후들만 가는 곳 같았고, 저는 본투비 개발자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IT기업 취업이 높은 벽처럼 느껴졌거든요.
4학년이 되면서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해서, 당장 도전할 수 있는 기회들을 그냥 전부 잡아보려고 노력했어요. 지원 자격이 비교적 나도 해 볼만해(?) 보이는 것 부터 닥치는 대로 지원했어요. 결과적으로는 지난 일 년 사이에 대기업 인턴 경험과 WTM, 구글 여성 소프트웨어 캠프, 구글 I/O 참석 등 다양한 경험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시도한 것 중에 잘 되지 않은 것도 많았어요. 운이 좋아서, 얻어걸려서 잘 된 것 같은 것들도 있었고요. 그렇지만 이것저것 부지런히 시도해봐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는 따로 장기 계획을 세워 공부하는 것보다, 눈 앞의 작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했던 공부들로부터 많이 배웠거든요.
자신감이 떨어졌을 땐 큰 목표나 이상을 생각하면 괜히 불안해지더라구요. 나와 너무 거리가 멀어 보이구요. 그런 건 잠시 제쳐두고 해커톤, 인턴 지원 등 당장 시도할 수 있는 것을 위해 공부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려면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에서 어떤 활동들을 하면 좋을까요? 동아리? 인턴? CS분야에 도움이 되었던 활동을 한가지 소개해주세요!
인턴이요! 진학과 취업을 두고 고민하는 후배들이 있다면 저는 기업 인턴과 연구실 인턴을 둘 다 해보기를 추천하는 편이에요. 저도 진학과 취업 사이에서 고민했었는데 최근 일 년 사이에 여러 경험을 해보면서 자연스럽게 답이 나왔어요. 시간과 체력이 허락하는 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또, 해외 IT 기업을 목표로 하신다면 알고리즘과 영어를 꾸준히 하실 것을 추천드려요.
CS 과목 중에 특히 어떤 게 재미있으셨나요? 이 수업은 꼭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게 있다면?
운영체제 과목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이론 수업도 재미있었지만, 과제로 Pintos 라는 작은 운영체제를 완성하는 실습을 했는데 덕분에 수많은 밤을 샜었네요… 그렇지만 과제가 어려운 만큼 테스트를 성공했을 때 희열이 크더라구요.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가장 몰입했던 순간이었어요. 또, 힘든 프로젝트를 하고 나면 많이 성장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껴볼 수 있었어요.
그럼 혹시… CS가 너무 좋아서 컴퓨터만 하시는 건 아니신가요..? 다른 비 CS 활동들 중에 후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게 있으신가요?
요즘 살기 위해서 운동을 다시 시작했어요. 원래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다가 최근 2년간 너무 바빠서 쉬었는데 급격히 체력이 떨어져서 힘들더라구요. 이번에는 요가를 선택해봤어요. 저는 집중할 때 자세가 좋지 않아서 어깨가 자주 아픈 편인데 스트레칭을 통해 악화되는 걸 막을 수 있어요.
운동 말고는 피아노 치는 걸 좋아해요. 머리가 복잡하거나 우울할 때 치면 기분전환이 돼요. 이 것도 최근에는 바빠서 잘 못했어요. 이번에 회사 근처에 새로 집을 구했는데 아파트 상가에 피아노 학원이 있더라구요. 저는 죽기 전에 완주하고 싶은 곡 버킷리스트가 있는데 이번 기회에 레슨의 도움을 받아 도전해 보려구요.
CS분야를 막 공부해보려는 학생들에게 CS 영업 좀 해주세요..! CS하면 좋은 점이 뭐가 있을까요?
요즘은 영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인기 있는 분야인 것 같아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것이 취업할 때 큰 경쟁력이 돼요. 뜻이 있다면 해외 취업도 다른 직업보다 수월한 편이에요.
장점만 있진 않을거같은데.. 단점은 뭐가 있을까요?
좋지않은 자세로 오래 코딩하면 어깨가 아파요.
CS를 공부하려고 하는, 아니면 공부하고 있는 여학생들에게 특별히 조언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으신가요?
이건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얘기이기도 한데요. 자신의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긴 인터뷰 응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추가로 여쭤보고 싶으면 연락드려도 될까요?
solbi823@gmail.com 으로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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