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리즈] 10번째 WTM 장학생, 임도연

Google WTM 장학생 #10, 임도연

Featured image

[특집 인터뷰] 11명의 Women TechMakers 2019 장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Women TechMakers는 전세계 테크 분야 여성들의 커뮤니티로 Google 의 후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습니다. 매년 전 세계 여성 CS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생을 선발하여 미래 과학기술자를 육성하는 장학프로그램을 주관합니다. 미래 연구자 및 엔지니어로서의 삶과 WTM 장학생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함께 읽어보세요. (https://www.womentechmakers.com/)

WTM장학생 프로그램은 모집여부나 프로그램의 구성이 매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이제 막 카이스트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임도연입니다. IR&NLP연구실에서 정보검색과 자연어처리에 대해서 연구했습니다😊

저는 백그라운드가 원래 CS는 아니고 학부 때는 생명과학과 전자공학을 복수전공하고 인공지능에 관심이 생겨서 CS로 석사진학한 케이스입니다.

요즘 근황은 어떠신가요?

음.. 일단 지금은 셀프 인터뷰를 하고 있고요, 자문자답하니 민망하네요 하하. 저는 석사 디펜스를 마치고 졸업이 결정되어서 졸업식까지 연구실 일을 하고 있어요. 조금 충전을 한 후에 job apply를 할 생각입니다.

디펜스는 석/박사 과정에서 자신이 한 연구주제에 대하여 평가위원 교수님들께 발표를 하고, 들어오는 질문과 비판들에 대해서 대답을 하는 (디펜스 하는) 과정을 뜻한다.

처음 CS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지금 생각해보면 특이한데,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른들이 이런저런 얘기하시는 걸 듣다가 사촌언니가 정보 올림피아드를 하는데 아주 잘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당시에 제가 워낙 욕심이 많아서 남들 하는 건 다 잘하고 싶어하는 성격이었어요. 당시만 해도 프로그래밍이 지금처럼 널리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나만 아는 무언가가 생길 거라는 마음에 CS공부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다른 분들과는 달리 컴퓨터 자체에 흥미가 있었다기 보단, 생소한 분야의 공부를 하는 제가 멋있어 보이리라 생각했던 것 같네요.

그런데 어쩌다 학부를 생명과학과 전자공학으로 전공했나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3년여간 정보 올림피아드 공부를 했고, 서울시 대표까지 선발되었지만 전국대회에서 수상을 하지는 못했어요. 그 과정에서 굉장히 큰 좌절을 했고 CS가 내 길이 아닌가 보다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었죠. 그래서 일단 일반고로 진학을 하고 진로 탐색을 다시 하기 시작했어요.

마침 고등학교 때 학교 선생님께서 뇌과학올림피아드 출전을 권해 주셔서 참가를 했는데, 뇌의 밝혀진 부분과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모두 아주 흥미로웠어요. 당시 고등학교 입학 후 매주 장애아동시설에서 뇌병변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두 가지가 맞물려서 뇌를 공부해서 이런 장애아동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공학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는 생각에, 인체를 이해할 수 있는 생명과학과 실제 기기를 만들 수 있는 전자공학을 복수 전공하였습니다.

그러면 어쩌다 다시 CS로 돌아와 진학을 하게 되었나요?

여러 전공을 왔다갔다 한 것 같지만 일단 크게 저의 목표는 바뀌지 않았어요. 장애의 유무, 나이의 차이 없이 누구나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barrier free 컨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 저의 목표였었고, 지금도 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실용적인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그런데, 뇌공학 분야는 활발히 연구가 되고 있긴 하지만, 산업에서 이용되기에는 아직 너무 많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학부 때 연구인턴을 하면서 깨닫게 되었어요. 뇌를 이용해서 사람과 인터렉션하는 것을 연구하는 Brain Computer Interface 분야에서는 뇌의 신호를 측정할 하드웨어, 그 신호를 의미 있는 기계의 명령어로 변환시켜줄 소프트웨어, 그리고 뇌의 정보를 사용할 때 지켜야되는 연구윤리의 제약까지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저는 먼 미래에 쓰일 연구의 기초를 다지는 일보단 당장 실제 제품을 내놓아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연구개발을 하는 것에 더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여러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여 신체의 신호 중 ‘언어’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자연어처리 연구실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제가 전공 왔다갔다하고 처음 계기도 경쟁심 때문이었다고 말씀드리면서 전달하고 싶었던 얘기는 너무 컴퓨터에 푹 빠져서 천재 같아 보이는 Nerd들한테 기죽어서 CS가 내 길이 아니라고 쉽게 결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어요. 다들 시작하는 계기도, 공부하는 과정도 모두 달라도 저도, 우리 모두도 프로그래머 인건 변함없어요!

학부 때 생명 공학을 공부하신 경험은 독특한 이력이 될 것 같아요! 생명 공학을 전공하며 배운 내용 가운데 연구를 하면서 도움이 되었던 부분이 있나요?

제가 신경생물학을 배웠었기 때문에 neural network를 디자인할 때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하면서 진학했는데, 거기서 도움을 받은 바는 아쉽게도 없었고요ㅎㅎ

다만 공부하는 태도에서 도움을 받은 바가 있어요. 생명과 공부의 특징은 정말 두꺼운 전공책을 거의 내용을 하나도 빠짐없이 꼼꼼히 몇 회독을 해야 시험을 볼 수 있는 특징이 있었어요. 그리고 생명과학이 단순히 암기과목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생명현상이 일어나는 데에 뭔가 차례로 어떤 매커니즘이 차례로 일어나서 최종적으로 생물학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에 대한 스토리가 있다고 생명공부 할 때 느꼈거든요.

그래서 처음 CS에 갔을 때 거의 다 처음 배우는 내용이라 너무 막막했을 때 CS 텍스트북을 생명공부 하듯이 모조리 읽었어요 (보통 CS학생들은 그렇게 공부 안 하는 편이죠). 그게 처음에 이론적 기초를 빠르게 이해하고 프로그래밍의 논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공부를 하시든, 그 전공에서의 수학경험이 CS를 공부할 때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얼마전에 자연어처리 쪽에서 권위있는 학회 중 하나 (EMNLP)를 참석했었는데 거기서 실제로 brain MRI image와 뇌파 시그널을 임베딩화 시켜서 (vector representation으로 만들어서) 자연어처리 task를 수행할 때 컴퓨터가 만든 임베딩과 어떻게 다른 지에 대한 연구를 보았어요. 저에겐 그 연구가 대단히 흥미로워 보여서 그런 연구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못했던게 아쉬웠던 기억이 있어요.

생명과학과 자연어처리는 물론이고 생명과 인공지능을 연결할 고리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bioinformatics라는 분야도 존재하고요. BT와 IT의 가교역할을 해보고 싶은 분이 있다면 해볼만 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 취업을 결정하게 되었나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긴 해요.

솔비 장학생처럼 저도 전공을 바꾸고 하는 과정에서 비교적 늦은 나이에 졸업을 하게 되었기 때문에 이제 돈을 좀 벌어야 되겠다는 마음이 있었고요.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좀 더 실용적이고 가시적으로 결과를 볼 수 있는 환경인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연구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닌데, 적어도 석사과정 중에서는 좀 더 연구해보고 싶은 세부 연구주제를 찾지 못해서, 회사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정말 좀 더 깊게 공부해보고 싶은 부분이 생기면 그 때 박사진학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이 있으시다면…?

마침 2020년이 된 지 얼마 안돼서 얼마 전에 인생목표에 대해서 좀 생각하고 적는 시간을 보내보았는데요. 예전부터 변하지 않았던 목표는 소외된 계층이 기회의 불평등에서 벗어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어요. 장애가 있기 때문에 즐길 만한 엔터테인먼트가 찾을 수 없다든가 가난한 집안이라 어떤 배움의 기회가 있을 수 있는지 미처 알지 못하는 어린 학생들, ‘좋은 어머니’만이 되기를 바라는 어린 소녀들에 대한 사회적 압력들을 줄일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

저는 그리고 그 해결방법으로 접근성이 높은 학습용 플랫폼 개발이나 베리어 프리 게임을 만드는 등, 컴퓨터 공학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Google WTM 장학생에 대하여…

장학생이 되신 것을 축하드려요!! 예~ (셀프자축). WTM을 어떻게 알게되셨어요? 그리고 어떻게 지원해볼 생각을 하셨나요?

처음엔 구글 여학생 캠프가 있다는 것을 먼저 알게 되었어요. 아마도 페이스북에서 광고를 봤던 것 같아요. 당시엔 제가 CS로 진학을 해야 겠다고 마음을 먹은 지 채 한두달이 지나기 전이었는데 일단 지원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떨어졌어요.

그런데 지원했을 때 인적사항을 남겼던 것 덕분에 구글 쪽에서 메일이 와서 장학생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마침 주변에 WTM scholar였던 친한 친구가 두 명 있어서, 어떻게 지원서 작성하면 좋을지 많이 도움을 받았고요, 특히 그 친구들이 많은 격려와 응원을 해주어서 용기를 내어 지원해볼 수 있었습니다.

WTM 지원할때 CV를 제출해야되잖아요. 여러 경력들과 수상이 필요한가요? 어떤 내용들을 채우셨나요?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저는 학부 때 CS전공자가 아니어서 내세울 수 있는 프로그래밍 스펙이 거의 전무했어요. 화려한 수상실적 같은 것도 당연히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시절에 했던 활동 중 제가 생각하기에 CS와 관련이 있을 만한 활동들을 구체적으로 빠짐없이 적으려 노력했어요.

예를 들어, 생명과 과목 중에 medical imaging 수업에서 MRI signal 을 가지고 image reconstruction (쉽게 말하면 기기로 측정한 인체 전기 신호를 의료용 사진으로 변환하는 것) 을 했던 팀프로젝트 경험이나 Brain Computer Interface 수업에서 뇌파를 측정해서 생각으로 컨트롤 하는 미로찾기 게임을 만든 경험 등을 적었습니다. 그냥 보시기엔 대단해 보이실 수도 있는데, 그냥 학교에서 했던 과목프로젝트들을 자세하게 적은 게 거의 CV에 적은 전부입니다.

지원을 영어로 해야 하는데.. 영어에 거부감은 없으셨나요? 어떻게 영어로 지원을 하셨죠?

저는 대학, 대학원 모두 영어 공용어 정책을 쓰는 학교였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상당히 많이 없앴는 데도 불구하고 지원 웹사이트가 모두 영어고, 또 합격하면 해외로 retreat을 가서 영어로만 대화해야 된다는 점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왔어요.

제가 그 전년도에도 WTM scholarship 공고를 봤었는데 지원을 못하고 이번에 한 이유 중에 하나가 뭔가 다 영어로 적혀 있으니까 국제적인 슈퍼 엘리트만 올 것만 같은 마음이 들어서 차마 지원을 못하겠더라고요.

다시 지원이야기로 돌아가서, 그래서 저는 일단 CV나 자기소개서 초안을 다 작성한 이후에 학교에 있는 언어센터에 찾아가 첨삭을 받았어요. 각 학교마다 아마 그런 언어교육센터 같은 것들이 꽤 있을 텐데 거기에 있는 서비스들을 충분히 활용해보시는 것도 방법일 듯 하고요. 영어 면접같은 경우에는 언어를 완벽하게 하는 것보다,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느리더라도 천천히 전달하고 나오겠다는 마음으로 하시면 조금 부담이 덜지 않을까 싶어요. 어차피 면접관들은 지원자님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자체에 더 집중하실 거에요! (아니라고 해도 그냥 그렇게 생각합시다ㅋㅋ)

면접은 어떤 식으로 준비하셨나요? 면접 문제는 어떤 식으로 나오던가요?

손코딩 면접은 leetcode를 푸는 것으로 대비를 했습니다. 면접보고 나올 때 한가지 좀 아쉬웠던 점은 leetcode 풀 때, 컴퓨터로만 해서 컴파일도 쉽고 에러찾기도 쉬운 환경에서 연습했던 것이 후회가 되었어요. 몇 개 문제 정도는 손으로 직접 코드를 적어가면서 동시에 설명하는 연습을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인성면접(?)은 생각보다 질문의 깊이가 꽤 깊어서 놀랐어요. 지금까지 했던 활동 얘기해보세요~ 정도로 생각하고 갔는데 소수자 집단에 대해서 어디까지 생각을 해보았는지 꽤 구체적으로 여쭤보셨던 것으로 기억해요. WTM scholar 자체가 IT필드에서 소수자인 여성들을 격려하는 의도가 있기 때문에, 그 목적을 잘 생각하시고 자신이 한 활동 중에 소수자를 위한 활동을 해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보고 가시면 좋을 것 같고요, 꼭 그런 활동을 한게 아니더라도 자신의 가치관과 앞으로 어떤 식으로 다양성에 기여하고 싶은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정도만 전달하셔도 충분하실 것 같아요!

어떤 사람들이 WTM에 지원할 자격이 될까요? 구글 장학생이라니… 되기 힘들진 않나요?

원칙적으로는 과학기술에 관심있는 여학생이라면 누구나 가능하죠. 하지만 실제로 지원할 때는 내가 부족한 것 같아서 지원이 꺼려지고 스스로의 자격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일단 저는 그랬어요.) 저에게는 스스로를 그대로 믿어주는 게 제일 어려웠던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어차피 평가는 그들이 할 거에요. 그들의 일까지 본인이 하려고 하지 마세요 (그러니까, 스스로 붙을거야 떨어질거야, 나는 어느정도 수준이야 라고 평가하며 괴로워하지 마세요). 그냥 용기내서 일단 지원해보시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WTM retreat에서 인상깊었던 활동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WTM에서 했던 활동 하나하나가 참 즐거웠는데 저는 어떤 행사보다도 제가 목격한 어떤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저는 제 커리어도 잘 쌓고 싶고 또 가정도 꾸리고 아이도 키우고 싶은 사람인데 그 두가지가 병행이 가능한 것 인지에 대해서 항상 걱정해왔어요.

Retreat에서 연사 한 분이 아이를 출산한지 얼마 안되셨는데, 강연을 하시기 전에 강연장에서 편하게 모유수유를 하시고 강연동안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시는 모습을 보았어요. 거기서 프로페셔널한 엔지니어와 다정한 엄마가 양립가능한 것이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특히, 구글에서는 그런 모습들이 당연하게 이해되구나 라는 생각에 참 위로가 되었어요.

또 한가지는 저에게 CS라고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후드티 입은 모습의 남자 학우들의 모습이었는데, retreat 행사장에서는 다양한 색색의 옷들을 입고 수수하게 입든 화려하게 입든 모두 재능 있는 프로그래머들이라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또, 액세서리 이야기나 생리기간 팁이라던가 하는 대체적으로 “girly”한 주제들을 얘기 하다가도 자연스럽게 프로그래밍 이야기로 전환되어 대화하는 것을 경험하며 참 이곳이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어요. 주로 연구실동료들과 이야기를 할 때는 프로그래밍 이야기 외에 소소한 일상얘기 (축구 직관 이야기 등)들이 저의 관심사가 아닌 경우가 종종 있어서 뭔가 살짝 좀 더 잘 어울리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거든요. 1

어쨌든 CS에 그렇게 관심이 많고 재능있는 여학생들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CS와 나, 나와 CS

CS 과목 중에 특히 어떤 게 재미있으셨나요? 이 수업은 꼭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게 있다면?

저는 학부 때 computer architecture 수업이 기억에 남네요. MIPS CPU를 실제로 구현하는 과목이었는데 이론을 배우고 MIPS architecture를 구현하고, 그 프로그램을 실제 회로에 올려서 피보나치 수열 구하기 같은 간단한 코드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신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시스템 쪽이 저의 적성에 맞아 재밌었다기 보단 이론에서 배운 지식이 실제로 실습을 통해 구현을 하는 전 프로세스를 겪어본 게 즐거웠어요. 그래서 이론 배우고 퀴즈 좀 치고 간단한 알고리즘 구현하고 중간기말시험 보는 그런 과목 말고, 실제로 프로젝트 계획서도 써보고 이론도 배우고 여러 명이서 협업해야 구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적용하고 실제 테스팅까지 해보는 종합예술(?) 과목을 한번 찾아봐서 들어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이해도도 높아지고 더 CS에 흥미가 생기는거 같아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 어떤 활동들을 하면 좋을까요? 동아리? 인턴? CS분야에 도움이 되었던 활동을 한가지 소개해주세요!

음.. 저는 재밌는 주제 정해서 팀프로젝트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스펙이 될 것 같은 연구실 학부연구나 회사 인턴 같은 것도 다 도움되고 해보면 좋지만, 그보다 정말 만들어보고 싶은 거 허접하더라도 한번 도전해 보는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학점은 높지만 실제 업무에서는 이거 저거 많이 삽질하면서 좋아하는 거 개발해온 학생들을 못이길 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어요. 근데 저 말고도 이런 생각을 하는 여학생들이 꽤 많더라고요. 사실 한번 해보면 또 별거 아닌데 처음부터 대단한 거 할 생각하면 부담스러우니까 간단한 앱만들기나 아니면 메이커톤, 해커톤 참여해서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자신감을 좀 얻으실 수 있을거에요.

그럼 혹시… CS가 너무 좋아서 컴퓨터만 하시는 건 아니신가요..? 다른 비 CS 활동들 중에 후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게 있으신가요?

저는 CS만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고 이거저거 관심이 많은 사람인데요ㅋㅋ

음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취미생활 권해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CS말고도 재밌어보이는 타과 과목들 수강해보거나 다양한 사람들 만날 수 있는 대외활동들 같은 게 있으면 대학생활동안 많이 참여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결국 그게 나중에 어떤 공부를 하든 자산이 되기도 하고요, 또 인생이 커리어 쌓기 대회도 아니잖아요?

저의 경우엔 해외동포 공학/의학/과학도 모임 (YGF)에서 다양한 사람들 만나봤던 것이나, 치어리딩 및 영자신문사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것, 학생회에서 축제 기획해보았던 것 등등이 즐겁기도 했지만 나중에 협업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CS분야를 막 공부해보려는 학생들에게 CS 영업 좀 해주세요..! CS하면 좋은 점이 뭐가 있을까요?

음…. 일단 CS 전공하면 취업걱정이 조금은 덜 해요..!!ㅋㅋㅋ 그리고 자기가 필요한 프로그램 스스로 간단하게 만들고 할 수 있으니까 되게 자급자족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재밌어요ㅎㅎ

장점만 있진 않을거같은데.. 단점은 뭐가 있을까요?

장학생들이 다들 하나같이 건강얘기 하던데 진짜 운동 꼭 하세요ㅠㅠ 몸 순식간에 망가져요ㅠㅠ. 그게 CS의 장점 중에 하나인 자유로운 업무시간에서 기인하는 거 같은데, 업무시간이 자유롭다는 건 올빼미 될 확률을 많이 높여요. 너무 밤새서 프로그래밍 하지 마시고요 밥 잘 챙겨 먹고 운동도 꼭꼭 하십시오…ㅠㅠ

CS를 공부하려고 하는, 아니면 공부하고 있는 여학생들에게 특별히 조언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으신가요?

과거와 지금의 저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인데요. 이미 잘하고 있고 잘할 수 있으니 스스로 의심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긴 인터뷰 응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추가로 여쭤보고 싶으면 연락드려도 될까요?

https://blog.naver.com/blueto14 제 블로그에 글 남겨주시거나 dyklim@gmail.com 으로 연락주세요:)

  1. 축구얘기는 남자들 관심사, 드라마는 여자들 관심사 같은 이분법적이고 성차별적인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니고 좀 더 다양하고 공감할 수 있는 관심사들을 공유할 수 있다는 느낌이 편안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