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리즈] 5번째 WTM 장학생, 김다예

Google WTM 장학생 #5, 김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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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인터뷰] 11명의 Women TechMakers 2019 장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Women TechMakers는 전세계 테크 분야 여성들의 커뮤니티로 Google 의 후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습니다. 매년 전 세계 여성 CS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생을 선발하여 미래 과학기술자를 육성하는 장학프로그램을 주관합니다. 미래 연구자 및 엔지니어로서의 삶과 WTM 장학생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함께 읽어보세요. (https://www.womentechmakers.com/)

WTM장학생 프로그램은 모집여부나 프로그램의 구성이 매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숙명여자대학교 IT공학과에 재학중인 김다예입니다. 밴드음악 찾아듣는 거 좋아하고 아주 가끔 기타를 치기도 해요. 당연하지만 제가 여성이어서 여성인권에 관심이 많습니다.

여성인권에 관심이 많으시군요! 특히 관심있는 여성인권 이슈가 있으신가요?

요즘은 불법촬영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뉴스에서 보면 타인의 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우리의 일이거든요. 그리고 이 주제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너무 많은 이 문제로 여성이 고통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많은 사람이 이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고 규제 법안이나 가해자에 대한 강력 처벌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요즘 근황은 어떠신가요?

다음학기에 교환학생을 가게 되어서 그 미국 학교 등록하는 준비하느라 바빴어요. 내년 1학기를 비우면서 졸업 프로젝트를 미리 하게 되어서 그것 때문에도 이래저래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진짜 졸업 직전에 이것저것 준비하시느라 바쁘실 거 같아요! 교환학생은 어떤 기회로 가게 되신 건가요?

해외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대학 들어오고나서 많이 했어요. 그래서 만약에 해외에서 산다면 어떨지를 미리 경험해보고 싶어서 지원하게 되었어요.

앞으로 진로는 어떤 방향을 생각하시고 계신가요?

아직 결정을 못했지만, 현재로서는 공부를 더해보고 싶어요. 빅데이터 분석을 연계전공하고 있는데, 학부에서 지금 제가 배우는 부분은 흥미를 유발하는 정도인 것 같아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석사를 가서 더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Google WTM 장학생에 대하여…

장학생 선발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WTM을 어떻게 알게되셨어요? 그리고 어떻게 지원해볼 생각을 하셨나요?

학교에 구글에서 구글 회사를 소개해주시는 강연을 오셨어요. 그 때 구글러 미아님도 오셨는데 WTM 프로그램이 있다고 장학금도 주고 retreat이 있는 활동이니 지원 많이 해보라고 하셔서 지원하게 되습니다.

WTM 지원할때 CV를 제출해야되잖아요. 여러 경력들과 수상이 필요한가요? 어떤 내용들을 채우셨나요?

저는 친구들과 하는 프로젝트, 참가했던 IoT 해커톤들과 현재 교수님 밑에서 하고 있는 알바들로 내용을 채웠어요. 친구들과 하는 프로젝트나 해커톤에서 한 프로젝트들은 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제였어요. 프로젝트 주제들은 돈은 안돼서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들로 정했어요. 이런 마음으로 참가한 여러 해커톤 경험과 한이음 프로젝트를 친구들과 했던 경험을 CV에 적었어요.

프로젝트나 해커톤 같은 것들을 많이 참여해보신 것 같은데, 주위에 아는 사람도 없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요. 어떻게 하면 첫 프로젝트를 시작해볼 수 있을지 팁이 있을까요?

저는 운이 좋아서 뜻이 맞는 동기들이 있었고 동기들과 해커톤, 한이음 프로젝트, 스터디 등을 같이 하게 되었어요. 요즘 해커톤이나 한이음 같은 곳은 개인 참가자도 받아 주고 팀빌딩을 시켜주더라고요. 같이 지원할 뜻 맞는 친구가 없어도 그런 식으로 프로젝트 팀원을 구해도 좋을 것 같아요. 첫 프로젝트 시작 자체는 그냥 여기저기 지원해서 도전하면 될 것 같아요.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도전해서 시작하고 나면 그게 또 나중에는 좋은 경험으로 남으니까요.

특별히 사회적 약자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셨다고 했는데, 이렇게 같은 주제에 마음이 맞는 사람들은 어디에서 만나서 함께 일할 수 있을까요?

저와 제 동기들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프로젝트는 대학생 때 더 열정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사회적 약자 타겟이다 보니 돈이 되지 않지만 꼭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라면 우리가 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정말로 운이 좋았던 건 동기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했다는 건데, 주위에 이런 동기나 친구가 없으면 특정 주제를 갖고 열리는 해커톤에 지원하거나 주제를 갖고 프로젝트를 하려는 동아리에 참여하는 것이 방법일 것 같아요.

지원을 영어로 해야하는데.. 영어에 거부감은 없으셨나요? 어떻게 영어로 지원을 하셨죠?

short questions에서는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만 정확히 전달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영어를 막 잘하는 편이 아니어서 일단 한국어로 생각을 정리하고 영어로 옮겼어요. 어색한 문장들이 있을까봐 영어 잘하는 친오빠에게 문장을 다듬어 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리고 레주메 (이력서) 를 쓰는 것도 처음이어서 구글링해서 다른 사람들이 쓴 것을 충분히 보고나서 제가 했던 경험들을 비슷한 틀에 넣어 정리해 나갔던 것 같아요.

면접은 어떤식으로 준비하셨나요? 면접문제는 어떤 식으로 나오던가요?

제가 쓴 레주메와 short questions들을 다시 자세히 훑어봤어요. 코딩 테스트는 제발 떨지만 말고 하자는 마음이었고, 유튜브에서 구글 면접 방식을 찾아봤어요. 그리고 제가 생각한 바와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에 대해 하나씩 차근차근 말해보자는 생각을 하고 준비했던 것 같아요.

면접은 앞의 20분은 제가 지원한 이유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에 대해 영어로 답변했고, 뒤의 30분은 문제를 내주시고 제가 설명하면서 풀었어요. 코딩 면접의 문제는 어렵지 않은 난이도였던 것 같고, 제가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는지, 어떤 코딩 습관이 있는지를 보려고 하셨던 것 같아요.

어떤 사람들이 WTM에 지원할 자격이 될까요? 구글 장학생이라니… 되기 힘들진 않나요?

자격이랄 것 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되리라 생각하지 않았고 그냥 지원해본 거거든요. 그냥 하고 싶다면 누구나 다 지원하면 좋겠어요.

WTM retreat에서 인상깊었던 활동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이 모여서 CS하는 여성이기에 겪었던 다양한 경험들을 풀어줬던 시간이 가장 인상깊었어요. 자신들의 경험을 풀어내고 서로가 위안이 되고, 서로의 용기가 되는 것 같았어요.

CS와 나, 나와 CS

처음 CS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저는 중고등학교 때 뚜렷하게 하고싶었던 것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근데 아버지, 오빠, 사촌 언니, 사촌 오빠들이 다 CS 전공이에요. 그래서 저도 막 하고 싶은 게 없으면 컴퓨터 공부하는 전공을 가야겠다고 막연히 생각했어요. 그리고 대학 지원도 다 컴퓨터 계열로 했고, IT공학과에 왔어요. 컴퓨터 쪽에 와야겠다고 생각해 놓고 막상 컴퓨터를 공부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뭘 하는 곳인지 잘 몰랐는데, 들이닥쳐서 하다 보니까 재미있었어요. 내가 생각한대로 짠 코드들이 제대로 작동할 때 성취감이 있어요.

CS 과목 중에 특히 어떤 게 재미있으셨나요? 이 수업은 꼭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게 있다면?

알고리즘이랑 C++ 수업이 재미있었어요. 둘 다 완전 기본적인 과목이긴 하지만 C++은 교수님과 성향이 잘 맞기도 하고 객체 지향이라는 개념을 이 과목을 들으면서 탄탄히 알게 되어서 나중에 알고리즘 공부하거나 코딩테스트 연습할 때도 언어에 대한 이해가 있어서 그런지 활용하기 좋더라고요. 알고리즘은 코딩테스트 할 때만이 아니라 제가 간단한 코드를 짤 때도 배운 내용들을 은근히 사용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알고리즘은 문제를 풀고 났을 때의 쾌감이 있기도 하고요. 뭔가 이런 기본기 잡을 수 있던 수업이 프로젝트를 할 때나 코드를 짤 때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프로그래머 대다수가 남자인 IT업계에서, 여대에서 CS를 공부한다는 게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여성들만 있는 곳에서 CS를 공부한다는 것의 장단점 같은 게 있나요?

여대에 다닌다고 해서 배움에 있어 다른 점은 크게 없는 것 같아요. 저는 공부를 하러 대학에 왔으니 학교에서는 공부하고 과제를 해요.ㅎㅎ 근데 가끔 외부 활동을 나가서 CS업계의 성비를 마주하면 신기하긴 해요. 여자대학에서 CS를 배운 제게 CS하는 사람의 디폴트는 여자거든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려면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에서 어떤 활동들을 하면 좋을까요? 동아리? 인턴? CS분야에 도움이 되었던 활동을 한가지 소개해주세요!

프로젝트가 가장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친구들이랑 하는 프로젝트들도 도움이 많이 되지만 교수님 밑에서 알바를 하는데, 실제 사용되는 어플리케이션 유지보수 알바여서 서버쪽과 모바일 프로그래밍을 둘 다 해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미 누군가 짜놓았던 수천줄의 코드를 분석하고 그 위에 내 코드를 덧쓰는 경험도 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또 이게 실제 사용되는 어플리케이션이다 보니 에러나 버그에 굉장히 민감하고, 사용자의 피드백이 빠른 편이어서 이런 저런 회사 축소판(?)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그럼 혹시… CS가 너무 좋아서 컴퓨터만 하시는 건 아니신가요..? 다른 비 CS 활동들 중에 후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게 있으신가요?

저는 풋살동아리 활동을 하는데 주에 한번씩 모여서 선후배 동기들과 풋살 연습도 하고 게임도 해요. 체력 관리하는데도 도움이 되고 풋살로 동기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었던것 같아요. 동기들과 친하게 지내면 프로젝트도 같이 진행할 수 있고, 고민을 털어 놓을 수 있으니 이런 동아리들로 활동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CS분야를 막 공부해보려는 학생들에게 CS 영업 좀 해주세요..! CS하면 좋은 점이 뭐가 있을까요?

CS를 배우고 나서는 더 논리적으로 사고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세상의 많은 것에 대해 질문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정확히는 세상의 많은 전자기기들에 대해서요. 아주 사소한 것들이어도 코드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으니 아주 간단한 것부터 어떻게 이루어졌을지 어떤 코드로 어떤 알고리즘을 사용했을까 하는 의문을 품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단계적 사고를 하게 되었어요.

또 제가 원하는 게 있으면 구글링하고 배워서 뭐든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프로젝트를 하면서 쾌감을 느낄 수 있고 자신감이 생기는 부분이에요. 이런 면이 소극적이었던 저에게 도전적인 정신이 생기게 만들기도 한 것 같아요.

장점만 있진 않을거같은데.. 단점은 뭐가 있을까요?

처음 하는 분야는 다 어려워요. 당연한 얘기지만 흥미를 붙이려면 잘해야 흥미가 생기는데 처음에 할 때 버그를 많이 만나거나 에러 검색을 해봐도 그 내용이 잘 안 나오거나 그러면 힘 빠지고 하기 싫어지고 그냥 관두고 싶을 수 있어요. 근데 한번씩 그런 산을 넘고 나면 또 그런 어려움을 넘었다는 쾌감 때문에 더 하고 싶어지는 분야인 것 같아요.

CS를 공부하려고 하는, 아니면 공부하고 있는 여학생들에게 특별히 조언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으신가요?

이 분야가 처음 보기 어려워 보여서 도전자체를 하기 힘들 수 있고, 저도 배우는 입장에서 훨씬 잘하는 사람들 보면 내가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많이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근데 뻔한 얘기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생기고 그러다 보면 흥미가 생기고 이런 선순환을 만들면 계속 CS가 하고 싶어 지는 것 같아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주저없이 그냥 해보시면 좋겠어요. 어떤 거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게 의외로 적성에 맞아서 인생 직업이 될 수도 있잖아요.

마지막으로, 사회적약자, 여성인권 등에 관심을 계속 두고 계시는 것 같은데, 우리 프로그래머들이 지속적으로 이런 이슈들에 관심을 가졌을 때 우리 사회나 IT업계가 어떤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할지 기대하시는 것이 있나요?

젠더 혁신 연구센터의 이혜숙 수석 연구원님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었어요. 제가 가장 인상깊게 들은 부분은 얼굴인식 프로그램을 만들 때, 만든 프로그래머가 백인 남성이어서 학습 자체가 프로그래머에게 피팅되어서 나중에 실제 사용될 때 유색인종 여성에 대한 인식률이 떨어진다는 거였어요. 또 비슷한 예로 인공지능이 여러 기업의 서류 면접을 대신 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전의 자료를 학습하여 만들어진 인공지능이 그전 사례를 답습하면서 차별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 모델이 되었다는 사례였어요. 그리고 연구원님께서 “사람은 꼭 자기 같은걸 만들죠” 라고 하셨어요.

IT업계는 남성중심의 사회이고, 자기들끼리 모여서 무언가 만들면 연구원님 말씀처럼 꼭 자기 같은 걸 만들거에요. 근데 우리가 여성인권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다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로울 수 있는 차별하지 않는 정의로운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긴 인터뷰 응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환학생 잘 다녀오셔서 그 얘기도 들려주세요!! 혹시 추가로 여쭤보고 싶으면 연락드려도 될까요?

kdy24610@gmail.com